혁진이의 수학여행

2009. 4. 22. 11:32이남자의일상


혁진이가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.
요즘은 초등학교 6학년도 수학여행을 가나보다.
우리땐 고등학교때만 갔었던거 같은데...

평소에 용돈을 줘 본적이 없어서
어제 밤에는 만원짜리 하나를 꺼내들고
여행가서 쓰라고 줬다.

모처럼 아빠의 용돈을 받고
쑥스러워 하면서 환하게 웃던 혁진이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.

다 필요없고 꼭 엄마가 싼 김밥이면 된다고 하며
엄마의 음식을 좋아하는 아이다.

이젠 체격이 엄마보다 약간 큰 녀석이
마땅히 입고 갈 옷이 없었는지,
엄마의 쫄바지(스키니진 이라고 하나보다)를 입어보더니
멋지다고 혼자 만족스러워 그걸 입고 간다.
(내가 봐도 멋지다.^^)

녀석에게 아침에 문자 보내줬다.

" 혁진아, 친구들과 멋진 추억 만들고, 잘때 친구들이 얼굴에 낙서 못하게 주의해.^^"

졸고 있나, 너무 재밌어서 일까..답장이 없다.

참. 멀미하는 녀석인데, 멀미 때문에 고생이나 하고 있지 않은지...

잘 다녀와 혁진아..
벌써 보고 싶다. ㅠ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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혁진아.
제발 전화 좀 해 주라.
엄마가 3번 혁재가 2번 전화했는데 받지도 않고,
아빠가 문자 메세지 보내줬는데 씹고.
종욱이는 이동할때마다 전화해서 어제 하루만 6번이나 왔다는데,
너는 왜 한번도 안하니.

선물을 바라는것도 아니다.
전화 하지도 않고 받지도 않을거면 핸드폰은 뭐하러 가져갔니
짐만되게..

남은 우리 가족 모두 너 보고 싶어서 어제는 셋이 부둥켜 안고 울었다(뻥이야!).

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느라 그럴거라고
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위안을 삼고 있다만,
가족생각은 전혀 안하는 니가 야속하다.

너 이런식으로 나오면
컴퓨터 바탕화면에 니가 좋아하는 소녀시대 지우고,
요번주 게임 금지하고,
핸드폰 압수한다.